파도를 잡기 위한 기술 3가지

서핑 2년차.
그나마 1년은 혼자 탄다고 나쁜 습관만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가르쳐 주는 것을 해야 하는 것은 알겠는데
잘 되지 않는다.
이 글을 보는 당신처럼. ^^

아직 멀었지만, 잘 할 거라는 걸 안다.
지금까지 늘 그랬왔으니까.
다만 굉장히 더디게 올 수 있겠다는 느낌이 솔솔 들기 시작하고 있다.
나같은 경우는
강의를 오래 했기 때문에
남들이 궁금해 하지 않는 것들도 궁금하고
궁금증을 해결하지 않으면 뒤로 넘어가지 못한다.

서핑하는 얘기야
파도가 좋았다, 좋지 않았다
파도 위에 올라가니 기분이 좋았다, 정도의 단편적인 얘기일 뿐이고
나름 너무 부족한 이 시점에서 궁금했던 것들을 정리하려고 한다.


파도를 잡기 위한 기본

  1. 패들링
  2. 보드 컨트롤
  3. 파도 보는 눈


파도가 일어나는 라인업까지 가려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파도 몇 개는 넘어야 한다.
백사장에서 보면 분명 한 개만 넘으면 될 것 같았겠지만
실제 파도를 뚫고 라인업까지 가려고 하면
파도는 무한하게 반복한다.
패들링을 잘 하면 넘어야 하는 파도 개수가 줄어들고
큰 파도가 와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게 된다.

라인업까지 가는데 성공했다면
파도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문제는 파도가 치는데
어떻게 파도를 기다릴 것이냐,하는 건데..
이때 보드를 컨트롤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라인업에 있는 서퍼들은 너무 자연스럽지만
실제 파도가 치는 바다에서 보드 위에 편하게 앉아있는 것은 쉽지 않다.

파도가 온다고 치자.
어떻게 알 수 있느냐 하면, 파도보다 옆 사람을 보는 것이 빠르다.
옆 사람이 엎어질 때 따라 엎어지면 된다.

앉아있을 때 어느 방향을 보고 앉아야 할까?
절반은 파도를 기준으로 왼쪽 또는 오른쪽 90도 방향으로 앉는다.
이렇게 앉으면 파도와 보드가 수평이 되고
90도만 돌리면 파도를 수직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절반의 절반은 처음부터 파도에 수직으로 앉는다.
장점은 보드를 돌리지 않아도 되는 것이고
단점은 목에 무리가 간다는 정도.
너무 한쪽으로만 꺽지 않는 생각하는 서퍼가 되어야 한다.
절반의 절반, 즉 고수들은 파도를 정면으로 보고 앉는다.
왔다 싶으면 180도 돌려서 파도를 잡는다.

현재의 나는 어떤 방향에 앉아있건
파도가 오면 바다에 빠진다. 풍덩!
평상시에는 조절이 가능한데
파도만 보면 마음이 급해지면서 컨트롤이 전혀 안 된다.
그래서 라인업에 가지 않는다. ^^

보드를 돌리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앉았을 때의 보드 각도 때문이다.
보드의 중간에 앉으면 전혀 돌릴 수가 없다.
뒤쪽에 앉을 수록 잘 돌아가지만 위험은 증가한다.
잘 앉아있다가도 돌리려고 하면 뒤로 넘어지기 일쑤다.
부단한 연습을 통해
보드를 높게 세운 각도에서도 돌릴 수 있는 서퍼가 되어야 하는데..
언제?

라인업에 처음 나간 서퍼, 초밥이라고 부른다.
초밥들은 그래서 일찌감치 파도에 수직으로 누워서 기다린다.
올 것 같은 파도가 중간에 사라지기도 하지만
굉장히 확률이 높고 안정적으로 파도를 잡을 수 있다.
난, 아직 초밥도 아니다. 좋아하는 음식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파도 보는 눈.
이건 아직 모른다.
파도 꼭대기를 피크라고 부르는데,
피크가 되기 전에 타면 패들링을 많이 하지 않아도 파도를 잡을 수 있다.
나는 폭풍 패들링을 해도 못 잡는다.

오늘은 무릎 파도에서 1개 탔다.
멈춰 있는 상태에서
파도가 오는 것을 보고 패들링을 했고
파도가 가까이 왔을 때, 즉 피크 앞에서 폭풍 패들링을 해서
그 파도 위에 올라탔고 상당한 시간동안 있을 수 있었다.
정식으로 잡은 첫 번째 파도였다.

다만 파도가 올 때 패들링을 했고
피크 앞에서 폭풍 패들링을 했다고 했지만
상상일 수 있다.
그냥 운이 좋아서
왜 됐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올라탄 것일 수도 있다.
슬프긴 하지만, 현실이다.

나는 지금 양양 망고서프에 있다.
빨리 플러터 마지막 작업해야 하는데
며칠째 해결하지 못하고 고생하고 있는데
서핑 글을 쓰고 있다.
나는 서퍼가 되려고 하나 보다!

이 글이 망고서퍼를 홍보하는 글은 아니지만
초밥 이전의 나를 보고 싶다면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내일은 파도를 두 개쯤 잡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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